Day 20

밖에서 안으로 들여다 보는 걸 좋아한다. 창문 밖에서 창문 안쪽으로. 고등학교때 자전거를 훨씬 많이 탔었을때가 있다. 지진 후 곳곳에 무너진 건물 잔여들 사이로 차 한대 없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탔다. 아주 멀리 갔었다. 그때 부터 주택가나 빌딩에 불이 켜져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웃기웃 안을 들여다 봤다. 특히 밤에 아담한 집에 불이 켜져있으면 자동으로 창문쪽으로 눈이 갔다.

왜 그런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굉장히 따듯해 보이고 아늑해 보이는 느낌 때문도 있고. 또..뭔가 다른 사람 삶에 대한 궁금증과 내 삶을 떠나 다른 삶을 살아 보고싶은 마음도 조금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서울에 있었을때 길거리에 보이는 여러사람들과 나의 삶이 융합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글로 쓴 적이있다. 내가 창문을 들여다 보는 마음이랑 같은 맥락이다.

인사이더가 되고싶지만 아웃사이더가 편한 것 같다. 어쩌다가 보니 인사이더가 될때면 자리를 뿌리치고 자유를 찾아 나선다. 갑갑한건 질색이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면 거리감을 두고 관찰 할 수 있다. 나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일에 영향 받지 않는다. 언제든지 지나가면 되니까. 거리감에 안정감을 느끼지만 외로움도 느낀다. 진공은 차갑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으니 아무일도 일어 나지 않는다는 안심을 할 수 있다. 진공은 외로움인 동시에 안정이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모른다는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걸 드러내고 인정하기가 두려운 걸 수도 있다. 또 원했다가 가지면 경멸할때도 있다. 원해서 손에 넣었는데 다시 놓고 멀리 도망간다.

모순 덩어리! 모순 덩어리다. 나는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이 제일 이해가 안간다. 답답한 밤이다.

오늘 꽤 좋은 하루를 보냈고 아무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이 갑갑함. 오랜 친구처럼 반기고 고요함 속에 이 친구와 대화를 시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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