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

자꾸 되새김질 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썼던 글을 다시 읽고, 봤던 영화 몇 년동안 다시보고, 똑같은 노래 계속 듣고. 잊어도 될 법 한 사람들 계속 마음속에 간직하고, 상상하고, 다시 생각하고.

나는 이별이 싫다. 너무 싫다. 죽음도 싫다. 끝도 싫다. 영원을 갈망한다. 나는 무언가가 잘못되면 다시 반복해서 그 자리로 돌아가서 상황을 바꾸려고 한다. 되지도 않는 것인데. 안 되는 것도 아는데. 그냥 다시 해본다. 계속.

그냥, 모든것이 제발 제대로 흘러가길 원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인것 같다. 옳게, 바르게, 공평하게, 오해 없이, 모든 일이 진행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를 삼킨다. 그것에서 벗어나면 분노나, 우울을 느낀다. 이렇게 사는게 피곤한것인지는 최근에 알았다. 그런데 이런 나의 경향이 이제까지 나쁘지 만은 않았다. 불평하거나 자기비하를 하는 글은 아니다. 그냥 내가 경험하는 현실을 글로 쓰는 것 뿐이다.

목마른 자. 지친자. 무거운 짐을 든 자. 애통하는 자. 의에 굶주린 자. 우리를 이렇게 부르신다. 피폐한 모습 그대로 보여지고 불려지니 마음에 평화가 있다. 페르소나는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하지만 우리에겐 여러가지 자아가 있다. 깊은 곳에 있는 자아, 표면에 나타나는 자아, 겹겹이 있다. 가끔은 자아를 느슨하게 내려놓고 마음의 진공속을 누군가가 들여다 봐 주길 원한다. 텅 빈 황무지같은 이 마음을. 목마른자, 지친자, 무거운 짐을 든 자. 거기에 다 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그 깊고 어두운 곳에 닿을때, 비로소 안식을 느낀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 내 마음 같지 않은 상황들, 내 마음 같지 않은 나, 내 인생. 그것이 중요한게 아닐 지도 모른다. 옳은일. 옳은일. 의. 그의 뜻, 영광, 예배. 그 앞에 서있는 것, 피하지 않는 것, 도망가지 않는 것, 뒤돌아 보지 않는 것. 이런것들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아 이것은 정말 힘든 것이구나. 나는 할 수 없으리. 나는 안돼.

내가 안되는 걸 알아야 되게 하시는 분의 도움을 청한다. 적어도 도움 청하는 일만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하셨네 ㅎㅎ. 인생 참 재미 있다. 인생 참 깊다. 삶과 죽음이 동시에. 슬픔과 기쁨도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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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어둡나요? 안심시켜드리자면 저에겐 딱히 무슨일이 있진 않습니다.그저 가끔 이런생각들을 할 뿐,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꾸밈없이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냥 하루 끝에 고요함 속에 앉았을때,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를 글로 써봅니다.

어찌됐든 다들 건강하시고, 따듯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내일 또 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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