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그냥 스쳐가면 안되니?

하루아침에 나의 갈망들이 이뤄지는 걸 상상하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현실은 계단 하나하나 오르듯 올라간다. 느리고, 힘들고, 끝이 없을 것 같고, 멈춰서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한다.

예전에 나 자신한테 말한 적이 있다. 필요하다면 기꺼이 기어서라도 갈 거라고. 어딜 간다는 건지 그때도 지금도 정확하게는 말 못 한다. 장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하다. 앞으로만 가면 나는 상관없다. 똑바로만 가면 상관 안 하기로 했다.

의심과 고뇌에 잠겨 허우적대는 밤들도 있지만, 아침이 오면 평화를 되찾고 그동안 걸어 온 길의 발자취들을 곱씹고 있으면, 생각보다 내가 뜻했던 대로 이루거나, 이루는 중인 것들이 꽤 있음을 기분 좋게 깨닫는다. 이렇게만 하자. 이렇게만 계속 가자. 내가 생각하는 만큼 비례해서 행동하고, 행동하는 만큼 비례해서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까 모든 결과는 마음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꿈이든, 뭐든.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가꾸고, 생각하고 관심을 주고, 그것을 위해 몸을 움직여 행동하면, 결국엔 열매가 맺힌다. 책임감을 느끼자. 내 인생에 대한, 내 결과에 대한 책임감.

필요한 양만큼의 끈기, 희망, 믿음이 생기길. 하루를 소중히 여기길.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는, 아니 인생은 근본적으로 좋은 것이라 여기는 태도 잃지 않길.

– 2월 어느 흐린 날 사이클론을 기다리며, 평화롭게 쓴 일기.

p.s. 사이클론의 이름이 가브리엘이라니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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