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2021)를 보고나서 든 생각들:
요즘 들어 ‘인생이 뭔지 모르겠어요’ 라며 자주 하소연 하는 나를 발견한다. 자꾸 모르겠다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내 자신한테 되물어 보았다.사실은 모르겠다기보단, 내가 생각 했던 것들이 ‘인생’이 아니었거나, 적어도 전부는 아니고 중요하지도 않을지 모른다는 의구심때문에 자꾸 그런말을 중얼중얼 거리는거다. 정확히 말하면, ‘아, 인생은 어쩜 내가 생각했던 것이 전혀 아닐지도 몰라요. 그래서 내 판단에 대한 의심이 생겼어요’ 라고 하는게 맞겠다.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라고 하는 것이다.
예전에 누가 나한테 그랬다. 행복한 인생은 행복한 기억이 많은 인생이라고. 그땐 그냥 듣고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생각난다. 물론 행복한 인생이 이렇게 단순한 공식으로 이루어 지진 않는다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지난날의 좋은 기억들을 하나 둘 까먹으면서 살아간다. 힘들때 그런것들을 생각한다. 인생이 허무할때도 좋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일부러 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그때를 갈망하기도 한다. 언젠가 내 삶에도 앞으로 일어날 좋은일들보단 이미 일어난 좋은 일들이 많아 지는 시점이 올 것이다. 사실 그 시점이 언제 올지는 모르고, 이미 지나간건지도 알 수 없다. 지나간 것들을 경배하며 사는 일 밖에 남지 않았다던 Aksel의 대사에 마음이 날카롭게 시려왔다. 설마 지금 나도 그러고 있는건가 싶어서 뜨끔하기도 하고.. 그게 그렇게 잘못된건가 싶기도 하고..어쩔 수 없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몇몇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인간은 참 불쌍하다. 나도 불쌍하고 당신도 불쌍하다. 지금을 살아내려고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꿈꾼다. Scavenger처럼 주섬주섬 행복감을 찾아 손 끝으로 기억 속을 더듬으며 헤멘다. 좋은 기억이 없다면 미래를 상상한다. 미래도 흐릿하긴 마찬가지다.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니. 오늘 밤 내린 결론은 이렇다. 우린 너무 불쌍해서, 가여워서 서로에게 친절하기라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I don’t think that that is enough to redeem us.. it’s not enough but 나도 잘 모르겠고 너도 사실은 잘 모르고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상태로 자만심 또는 의기소침 뒤에 숨어 떨고 있으니, 친절하기라도 하자..라는 것. 어쩜 우리는 그 정도의 친절은 충분히 받아도 되는 존재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과거를 기억함과 미래를 희망하며 준비함 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현실이라는 줄을 타는 것이다. 절망감속에 살기도 싫고, 무조건적 긍정이라는 환각속에서 살기도 싫다. 가끔은 기쁘고, 가끔은 슬프고, 대다수의 나날들은 별 생각없이 다소 지루한것이 인생인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또 아닌대로 알게 되겠지.. 받아 드리게 되겠지. 절대 비관적인 톤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그저 내가 관찰한 바일 뿐..그리하여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인생이 뭔지 도무지! 하나도! 모르겠어.
P.s 인간이 불쌍하고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라 생각하면서도 인간이 이 세상의 유일한 희망이자 선한 힘의 통로라는걸 동시에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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