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생활 中 이었을때 …
에어컨 없는 시골집에서 몇 주째 생활하는 중이다. 오늘은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간 (감히) 초여름이다. 살짝만 움직여도 땀이 난다. 더운 불에 요리까지 하면 땀범벅이 된다. 근데 웬걸, 이 무더위가 그렇게 불쾌하지는 않다. 늠름한 소나무 몇 그루를 배경으로 진초록의 산들로 둘러싸여 메뚜기소리 들으며 셔츠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며 볶음밥을 만들고 여전히 땀 흘리며 선선한 선풍기 바람 쐬며 기분 좋게 먹는 저녁밥은 정말이지 어느 맛집에서 먹는 음식보다 더욱더 맛있는 것이다. 땀이 나니까 운동한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종일 열심히 일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난데없는 뿌듯함이랄까? 한마디로 이 진초록의 여름을 눈과 귀에 가득 담으며 살갗으로 느끼며 생활 하는 중이다.
사실 한 것이라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씻고 잠깐 나갔다가 뒹굴뒹굴하는 거뿐인데 땀 좀 흘렸다고 엄청난 수고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모든 섬세한 감각들이 더위에 무뎌지며 몽롱함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본능적인 감각들은 더욱더 날카로워지는 이 기분에 취해 무더위 속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감히 말해본다.
아마 이런 여름이 나에겐 자주 오지 않을 걸 알기에 그런 거겠지? 매년 이렇다하면 정말 욕을 할 것 같긴 하다. 내일부터 장마라던데, 그 끝에 올 더욱 숨 막히게 후덥지근한 날씨를 견딜 만하다고, 조금은 좋기도 하다고 말한 나 자신을 곧 질타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 충실하는 마음으로 말해본다. 나 이 찜통 같은 더위가 조금은 좋아…
published work © 2022 Gwelogy. All rights reserved
Leave a comment